실수의 가치..."그것은 심지어 틀리지조차 않았어"

실수의 가치..."그것은 심지어 틀리지조차 않았어"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12월 3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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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실수를 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좋다. 우리는 종종 무릎이 까지고 다쳤던 어린 시절에 가장 많이 배웠다. 그때는 보호하고 싶은 자아가 아직 형성되기 전이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가 자아를 인식하게 되면 실수는 우리의 한계를 일깨우는 불청객이 된다. 실수 때문에 자아에 상처를 입게 되면 어린 시절에 가졌던 호기심, 배우려는 충동의 상당 부분을 잃게 된다.
태어나면서 신으로부터 부여 받은 권리라고 할 수 있는 배움에 대한 지향, 폭넓은 마인드를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을 실수의 산물로 이해하고, 이 같은 이해로부터 이익을 얻으려고 시도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182쪽)
 
 
우리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실수의 가치'를 망각하며 지냅니다. '효율'을 위해 "실수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러면서 저자의 표현처럼 배움에 시간을 덜 쓰고, 성취하고 수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며 지냅니다.
 
이렇게 어른이 되어 실수에 상처를 입고 실수를 두려워하게 되면서, 우리가 어린 시절 갖고 있었던 호기심, 배움에 대한 욕망을 잃어버립니다. 실수는 줄일 수 있겠지만, '배움'도 줄어들고 의미 있는 '성장'도 어려워집니다.
 
의미 없는 옮음보다 의미 있는 틀림이 훨씬 더 가치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지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볼프강 파울리는 한 지극히 평범한 이론을 다음과 같은 말로 깔아뭉갰습니다.
"그것은 심지어 틀리지조차 않았어."
 
내가 실수를 두려워하면서 호기심을 잃어버린채, '심지어 틀리지조차 않은' 너무도 평범한 일들만 조심조심 행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예병일의 경제노트 - 트위터 : @yehbyungil / 페이스북 : www.facebook.com/yehbyungil

우리를 성장시키고 젊게 유지시켜 주는 '배움' & 'e커머스'컨퍼런스'(12.18.금) 안내

우리를 성장시키고 젊게 유지시켜 주는 '배움' & 'e커머스'컨퍼런스'(12.18.금) 안내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12월 1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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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배움을 멈추지 마라.
배움은 언제나 젊음을 유지시키지.
배움을 멈추게 되면 그때부터는 늙게 되지.
나는 10년마다 새롭게 지식 분야를 습득하고 있으며,
그렇게 하며 심오한 기쁨을 느끼고 있지.
우리 시대의 진실한 부는 돈과 재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격과 지식에 있단다. (66쪽)
 
 
12월1일입니다. 2015년도 끝자락에 들어섰습니다.
 
올 한 해 잘 보내고 계신지요. 무얼 계획했었고 어떻게 실천했는지 돌아볼 시점입니다. 만족스러우면 만족스러운대로, 아쉬우면 아쉬운대로 12월에는 마무리를 잘 해야겠지요.
 
독일인인 저자가 책에서 "절대 배움을 멈추지 말라"고 말했더군요. 자신은 10년마대 새로운 분야를 배우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올해 새롭게 '배움'을 시작한 것이 있으신지요.
배움은 우리를 성장시키고, 젊음을 유지시켜 주기도 합니다.
 
내년에는 나의 분야에서,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서 무얼 배우면 좋을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         *        *

'유니폼이 더러운 4번 타자', 그에게 배운다

'유니폼이 더러운 4번 타자', 그에게 배운다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11월 30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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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임즈는 ‘유니폼이 더러운 4번 타자’로도 불린다. 강타자인데 늘 도루를 시도하고 슬라이딩을 하다 보니 유니폼에 흙이 많이 묻는다는 뜻의 칭찬이다.
 
한현우의 '올 프로야구 MVP NC 4번타자 에릭 테임즈' 중에서(조선일보, 2015.11.28)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에게서는 배울 점이 있습니다. 분야와는 관계가 없지요.
 
에릭 테임즈. 프로야구 구단 NC 다이노스의 1루수이자 4번 타자인 29세 미국 청년입니다. 최근 올해의 한국 프로야구 MVP로 선정된 '최고의 선수'입니다. 올 시즌에서 홈런 47개와 도루 40개를 기록해 아시아 최초의 '40―40 클럽' 멤버가 됐습니다. 게다가 올해 한 경기에서 1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치는 사이클링 히트를 두 번이나 기록했지요.
 
항상 '열심히 뛰는' 테임즈의 모습이 평소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홈런을 47개나 치는 강타자인데도 늘 도루를 시도하고 슬라이딩을 하는 그는, 유니폼에 흙이 많이 묻어있다는 의미로 '유니폼이 더러운 4번 타자'로도 불립니다. 멋진 별명입니다.
 
그의 인터뷰를 보며 많은 걸 배웠습니다. 테임즈의 생각들, 한 번 읽어보시지요.
 
"나는 목표를 높게 세우는 사람입니다. 목표를 높게 세우고 최선을 다해야죠. 설령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상관없습니다. 그렇지만 목표는 무조건 높아야 해요. 나의 목표는 매년 MVP가 되는 겁니다."
 
"그렇게 배웠습니다. 특히 야구에 관해서는 겸손해야 한다고 배워왔어요. 인생이든 야구든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어요. 항상 감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해요.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거죠. 교만하고 잘난 척하는 사람들 보면 늘 실패하더라고요... 저는 물론 열심히 노력합니다. 그 뒤에 벌어지는 일은 제 능력 밖이에요.”
 
"야구는 나의 일과입니다(Baseball is all about routine). 매일 같은 시각에 일어나서 같은 음식을 먹고 정해진 시각에 연습해야 돼요. 저는 식당도 5군데 정도만 돌아가면서 다녀요. 새로운 식당에서 특이한 걸 먹으면 불안해요. 그날 대사님은 경기 45분 전쯤 와서 ‘만나자’고 했어요. 경기 30분 전에는 그라운드에 나가야 하니까 15분밖에 시간이 없는 거예요. 배팅 연습도 해야 하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산소탱크에도 갔다 와야 해서 사양할 수밖에 없었어요. 가끔 친구들도 경기 전에 찾아오지만 저는 만나지 않습니다. 리퍼트 대사님은 다음에 제가 꼭 소고기를 한 번 사드릴 생각이에요."
(테임즈는 지난 5월 창원에서 열린 홈경기에 찾아온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경기 전 "잠깐 만나자"고 하자, "지금은 경기 준비 시간"이라며 거절했었습니다.)
 
"저는 완벽주의자입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거예요. 제가 설령 한 경기에서 안타 3개를 쳤다 해도 4개 치지 못한 것을 자책합니다. 저는 투수와의 싸움에서 절대 지고 싶지 않아요. 삼진아웃 되면 너무나 화가 납니다. 어떤 사람은 삼진당하고 더그아웃에 돌아와서 ‘그럴 수도 있지. 어쨌든 월급은 나올 테니까’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것이 저의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기도 합니다."
(테임즈는 작년 시즌에 스윙 삼진 당하거나 홈런을 못 치면 코칭 스태프에게 연신 "죄송하다"며 사과했습니다.)
 
'유니폼이 더러운 4번 타자'... 그 어느 분야에서든, 가장 멋진 칭호입니다. 
우리 경제노트 가족들도 그런 별명을 들으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YS 영결식날에 생각해본 중국의 미래 & '인터넷 커머스' 컨퍼런스(12.18.금) 안내

YS 영결식날에 생각해본 중국의 미래 & '인터넷 커머스' 컨퍼런스(12.18.금) 안내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11월 26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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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도자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1980년대의 한국처럼 보다 민주적인 형태의 정부를 채택하든지, 독재주의를 유지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역사적으로 보건대 후자를 선택할 경우 위험이 뒤따랐다. 장기적으로 독재 국가는 민주주의 국가만큼 성장할 거라는 보장이 없었다. 또 다른 취약점도 있었는데 통찰력 있는 지도자가 권력을 잡는 경우에만 번창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었다.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자  대니 로드릭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리콴유 같은 사람이 단 하나라면, 콩고의 모부투 세세 세코 같은 사람은 얼마든지 있었다". 
당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입을 잠깐 동안은 틀어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확실한 방법은 아니었다. 특히 당 내부에 존재하는 여러 분파들은 당에 충성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보상과 그에 따른 위험을 재평가한 뒤에 어쩌면 국민의 편에 서는 것이 얻을 게 더 많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었다.(513쪽)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오늘 있었습니다. 그는 대한민국이 산업화에 이은 민주화를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한 주역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를 보내는 날, 미국 '뉴요커'지 기자가 쓴 중국에 관한 책을 읽다가 이 구절을 만났습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1980년대의 한국처럼 보다 민주적인 형태의 정부를 채택하든지, 독재주의를 유지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전투경찰과 함께 한 1980년대의 대학생활을 떠올려보면, 경제성장에 이어 정치 민주화까지 이룬 대한민국이 단기간에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YS는 군부 하나회 청산, 금융실명제, 공직자 재산공개 등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반면에 중국은 지금 1980년대의 우리와 비슷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시진핑이 자신의 집권기간인 2023년까지 지금의 중국을 유지한다면, 중국은 소련 공산당(74년)을 넘어서 가장 오래 지속된 일당 국가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2011년 중국 공산당은 창당 90주년을 자축했으며 이는 냉전이 종료될 당시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소련이 붕괴된 후 다년간 중국 지도자들은 소련의 역사를 연구하며 그들과 똑같은 운명을 맞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2011년에 아랍의 독재자들이 쓰러졌을 때도 중국은 버텨 냈다...
중국 공산당은 더 이상 평등을 약속하거나 고생을 끝내 주겠다고 약속하지 않는다. 그들이 약속하는 것은 오로지 번영과 자부심, 힘뿐이다. 그리고 한동안은 그것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보다 많은 것을 갈구했고 어쩌면 다른 무엇보다 정보를 갈망했다."(14쪽)
 
저자인 에번 오스노스는 중국 공산당이 세계사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거대한 인간 잠재력의 확장을 가져왔지만, 어쩌면 그럼으로써 자기 자신의 생존에 가장 큰 위협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화의 주역이었던 YS를 보내는 날, 한국과 마찬가지로 유례없는 경제성장을 이뤄낸 중국이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될 것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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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는 없고, 얻으려면 포기해야합니다 & '인터넷 커머스 월드'(12.18.금) 컨퍼런스 안내

공짜는 없고, 얻으려면 포기해야합니다 & '인터넷 커머스 월드'(12.18.금) 컨퍼런스 안내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11월 25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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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도 중요한 비용이지만 비 금전적 비용도 존재한다. '돈이 들지 않는 비용'이라고 하니까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시간'을 예로 들어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무료 음악 사이트를 통해 스마트폰에 음악을 저장하느라 자신의 희소한 시간을 소비한다. 만약 음악을 검색하고 내려받지 않았다면 그 시간에 좀 더 중요하고 급한 일을 처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음악을 저장하는 만큼 다른 파일의 저장 공간이 줄어든다. 새 드라마를 저장하려면 이미 본 옛날 드라마를 삭제해야 한다.
이래저래 음악을 저장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것을 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 기회를 날린 셈이다. 그래서 공짜가 아니라는 것이다. (23쪽)
 
 
"공짜 점심은 없다."
경제학의 기본 원리입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책 제목으로 쓰면서 유명해진 표현이지요. 원래는 19세기 미국의 술집들이 술 한 잔을 주문하면 간단한 음식을 공짜로 제공해 손님을 끌었던 데서 나온 말입니다. 사람들이 공짜 점심인 짠 안주거리를 먹다보면 술을 많이 마시곤 했으니까요. 오늘 저녁때 친구와 생맥주집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조금 뒤 '공짜 강냉이'와 마주할텐데, 공짜라는 것 때문에 생맥주를 많이 마시지는 말아야겠지요...
 
이 '공짜'는 인간에게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워낙 매력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을 비합리적으로 만들어버립니다.
 
MIT대학교에서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10달러짜리 아마존 상품권을 1달러에 살 수있는 A와, 20달러짜리 상품권을 8달러에 살 수있는 B를 제시하고 고르도록 했습니다. 그랬더니 참가자의 64%가 B를 골랐습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듯이, A는 9달러를 절약하지만 B는 12달러를 절약할 수 있으므로 B를 고르는 것이 이득이 더 큽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두 옵션의 가격을 각각 1달러씩 낮춰서 다시 고르도록 했습니다. A는 0달러, B는 7달러로 제시한 겁니다. 그랬더니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모두 A를 선택했습니다. B를 선택하면 13달러를 절약할 수 있지만, 모두 '공짜'인 A를 고른 겁니다.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지요. 무언가를 얻는다는 것은 대가를 지불한다는, 최소한 기회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조금 더 나아간다면, 하나를 얻으려면 무언가는 포기해야합니다. 이 원리도 우리는 종종 잊고 '욕심'을 부립니다.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경제의, 아니 삶의 기본 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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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얼 혁신의 근본은... 고객 & '인터넷 커머스 월드'(12월18일.금) 컨퍼런스 안내

하이얼 혁신의 근본은... 고객 & '인터넷 커머스 월드'(12월18일.금) 컨퍼런스 안내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11월 23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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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큰 틀만 제공할 뿐 직원들에게 어떤 물건을 만들라고 지시하지도, 명령하지도 않습니다. 철저히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고 팔라고만 합니다. 회장이 고객이 아닌데, 왜 직원들이 회장 말을 들어야 합니까? 저희 채용 원칙도 ‘하이얼은 당신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습니다. 일자리를 만들 기회를 줍니다’입니다."
 
'포드의 효율·노자의 도덕경 '中體西用 경영' '중에서 (조선일보, 2015.11.21)
 
"회장이 고객이 아닌데, 왜 직원들이 회장 말을 들어야 합니까?" 
 
하이얼그룹 장루이민 회장의 말입니다. 하이얼은 세계 1위의 백색가전 기업입니다. 장루이민 회장의 이 말을 들으니, 며칠전 경제노트에서 소개해드렸던 샤오미의 공동창업자 리완창의 말이 떠오르시지요?
 
"관리자 아닌 사용자들이 직원들을 관리하게 한다."
 
최근 경제노트에서 소해해드린 리완창의 말입니다. '사용자=고객'이니, 장루이민과 리완창이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샤오미, 화웨이, 알리바바, 그리고 하이얼... 모두 요즘 '혁신'으로 세계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중국 기업들입니다. 이중 상대적으로 '조용'한듯 보였던 하이얼이 경영학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싱커스50’의 올해 수상자 명단에 장루이민 회장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장루이민 회장이 이렇게 말했더군요.
 
"저는 하이얼에서 '리더에 대한 복종은 없다, 고객에 대한 복종만 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면 비수기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업이라는 나무의 토양은 고객입니다. 하이얼의 히트 상품 중 하나인 ‘꼬마신동 세탁기’는 이런 생각에서 나온 것입니다. 우리는 왜 여름이 세탁기 시장의 비수기인지 궁금했습니다. 알고 보니 여름은 몇 안 되는 빨랫감이 자주 나와 손빨래를 하고 있었던거죠. 저희는 1.5㎏ 용량의 작은 세탁기를 만들었습니다."
 
'고객경영'은 구호로 외치기는 쉽습니다. 어려운 건 그걸 가능케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하이얼은 사내에 200여 개의 벤처기업을 만드는 수평화 전략을 통해 고객의 목소리가 빠르게 반영되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하이얼 혁신의 근본은 '고객'이고, 더 정확히는 고객경영을 가능케하는 시스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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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보상받지 못하더라도 추구할 수밖에 없는 & '웹월드_4)인터넷 마케팅DAY'(11.20) 안내

소명...보상받지 못하더라도 추구할 수밖에 없는 & '웹월드_4)인터넷 마케팅DAY'(11.20) 안내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11월 19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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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는 아주 강렬하게 법정 재판에서 인간의 긴급성에 몰두할 때, 외과의사는 생명을 살리는 긴급한 과정에 자신을 내던질 때, 건축가는 자신의 창조물에 관한 세부사항에 몰두할 때, 일이 소명으로 변한다.
피카소가 그림을 그리다보니 그의 손이 알아서 움직이더라고 말한 것처럼, 이 사람들도 자신의 자아가 당장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밖에 있는 뭔가에 반응해, 내면 깊숙한 곳의 힘을 이끌어낸 것이다. 그것이 바로 경력이 소명으로 바뀌는 방식이다. 이는 순식간에 일어난다.(292쪽)
 
 
미국의 기자이자 평론가, 작가인 리 시걸의 책을 읽다 '일이 소명으로 바뀌는'이라는 표현을 보았습니다. 
2015년도 이제 12월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비가 그치고 쌀쌀해지고 있는 계절에 아래 표현들을 보며 '나의 일과 소명'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 가지시기 바랍니다.
 
"소명은 보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어떤 것이다."
 
"소명 덕분에 사람은 자신의 일에서 자신의 운명을 완수한다. 사람의 운명은 진지하게 사는 것이다. 당신이 자유롭다면 어디서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
 
"소명의 일은 사람의 삶 그 자체에서 끌어내는 것이다. 시인들은 뮤즈로부터 소명을 받는다는 말이 있다. 또 성직자들은 신에게서 소명을 받는다. 시인이나 성직자는 모두 자신의 삶을 일로 바꾼다."
 
비록 보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어떤 것... 그것이 '나의 소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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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생각하라(Think with Your Hands) & '웹월드_3)웹 디자인DAY'(11.19) 안내

손으로 생각하라(Think with Your Hands) & '웹월드_3)웹 디자인DAY'(11.19) 안내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11월 18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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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적 태도를 갖추지 않고 머릿속에서 발상을 이리저리 굴려본다고 해서 이상적인 답이 나오는 게 아닙니다. 일단은 간단하게라도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봐야지요. '실패는 일찍 하는 게 낫다'고도 하잖습니까. 
더불어 낙관적인 분위기도 정말 중요합니다. 냉소적인 분위기가 팽배한 조직에서는 호기심이 싹트지 못하니까요." (194쪽)
 
고성연의 '좀 재미있게 살 수 없을까?' 중에서(열림원)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생각이 떠올랐을 때 주저하지 말고 '시제품'을 만들어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디자인업계의 매킨지'라고 불리우는 디자인 회사 IDEO. CEO인 팀 브라운은 "실험적 태도를 갖추지 않고 머릿속에서 발상을 이리저리 굴려본다고 해서 이상적인 답이 나오는 게 아다"라고 강조합니다. '손으로 하는 사고'(Thinking with Your Hands)입니다.
 
IDEO가 한 병원의 프로젝트를 맡은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디자이너들이 병원의 외과 의사들을 만나 의사들이 필요로 하는 외과 기구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한 디자이너가 마커 하나와 작고 동그란 롤 필름 통, 빨래집게를 연결한 뒤 테이프로 대강 붙여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런 거 말씀하시는 거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그걸 즉시 머릿속에서 꺼내서 현실에 구체화시켜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비록 '시제품'이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을 것 같더도, 일단 망설이지 않고 현실에 적용해보려는 태도. 그런 '손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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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스스로가 미디어가 되려는 시대

기업 스스로가 미디어가 되려는 시대 & '웹월드_3)웹 디자인DAY'(11.19) 안내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11월 17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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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자협회보에 실린 이번주 제 칼럼, '기업 스스로가 미디어가 되려는 시대'입니다.
 
기업이 스스로 ‘미디어’가 되려 노력하는 세상이다. 인터넷의 영향으로 브랜드의 시대가 저물고 참여의 시대가 열리면서 생기고 있는 현상이다. 중국의 샤오미가 성공한 방식이 바로 이것이기도 하다. 기업이 미디어가 되려는 시대에 기존 미디어는 무얼 해야 하는가?
 
2주 전 중국 상해를 간 김에 잠시 샤오미 매장에 들렀다. 중국 내에서도 몇 개 안되는 오프라인 매장이라니 그저 한번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다. 온라인 중심 기업이니 큰 기대를 하고 가지는 않았다. 결론적으로 매장의 위치나 모습이 너무나도 평범해서 오히려 비범하게 보였다.
 
2010년 설립된 샤오미는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보조배터리, 웨어러블 기기, 공기청정기에 이어 최근에는 1인용 전동스쿠터인 30만원대의 나인봇 미니와 UHD(초고화질) TV 판매까지 시작했다. ‘애플의 짝퉁’이라 불렸던 이 5년차 신생기업은 지금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는 삼성을 제치고 1위 기업이 됐다. 국내에 정식으로 진출하지도 않았지만 우리도 주변에서 샤오미 제품을 쉽게 볼 수 있다. 필자도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등을 사용하고 있다.
 
샤오미는 단순한 스마트폰 회사나 가전 회사가 아니다. 마케팅 플랫폼 회사이고, 소프트웨어 서비스 회사이다. ‘스스로 미디어가 되어’ 고객의 참여를 끌어내고 고객과 유대감을 만드는 전략을 통해 단기간에 주목받는 기업으로 떠오른 회사다.
 
이 ‘스스로 미디어가 되는 전략’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공동창업자인 리완창이 자신의 책 ‘참여감’에서 꼽은 샤오미의 전략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과거의 미디어 환경과는 달리 ‘하나의 중심’이 존재하지 않는 인터넷에서는 기존의 권위와 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져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기업이 스스로 미디어가 되어 정보의 유통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리완창은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 샤오미는 모든 직원과 사용자들이 ‘제품의 대변인’이 되도록 유도한다. 특히 직종을 불문하고 전 직원에게 ‘고객 서비스’를 하고 고객의 ‘친구’가 되도록 요구한다. 
 
이 전략에 따라 샤오미 직원들은 자사의 전자게시판과 모바일 메신저, 그리고 웨이보, 웨이신, QQ공간, 바이두 티에바 같은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고객들과 ‘함께 놀며’ 제품에 대한 요구를 수집하고 제품을 알리며 판매한다. 이런 구조를 만들었으니, 스마트폰의 운영체제를 매주 업데이트할 수 있었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레드미 스마트폰을 745만명에게 구매예약 받고 11분30초 만에 초도물량 10만대를 매진시킬 수 있었다. 이런 마케팅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니 다양한 분야로 제품군을 확대할 수도 있었다. 항상 ‘판매’가 고민인 대다수 기업과도 다르고, 폐쇄적인 생태계 구축을 통해 성공한 애플과도 다른 모델이다.
 
특히 샤오미는 과거에 기업이 언론을 찾아다녔다면 지금은 언론이 기업을 찾아다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광고를 거의 하지 않는다. 대신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콘텐츠를 운영한다. 광고가 주 수익원인 기존 미디어에게는 충격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샤오미는 광고가 아니라 스스로 미디어가 되는 방법으로 거액의 광고비를 절약하고 수천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자체 미디어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기업과 고객 사이의 거리를 없애고 ‘직거래’를 하고 있다.
 
기업이 ‘미디어’가 되려는 시대다. 미디어는 그런 기업에게서 배워야 한다. 신문과 방송의 고품질 콘텐츠는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다. 그 콘텐츠를 소셜 세상과 모바일 세상에 어떻게 확산시키고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지에 대한 전략과 전술을 고민해야 한다. 이제 미디어와 미디어 종사자들도 ‘미디어’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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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주류의 함정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주류의 함정 & '웹월드 컨퍼런스_2)인터넷 서비스 DAY'(11.18) 안내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11월 16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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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이스크림 가게를 연다고 가정하고 한 번 생각해 보라. 자연스럽게 '대다수 사람들이 어떤 맛의 아이스크림을 좋아할지' 먼저 생각할 것이다. 바닐라가 가장 일반적인 선택이다. 설문조사를 해 보아도 소비자 대다수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가장 선호한다고 나올 것이다.
문제는 그런 일반 대중은 당신이 새로 선보이는 '그' 아이스크림 브랜드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169쪽)
 
새로 무언가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항상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습니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크게 시작하고 싶은 유혹입니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을 것같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시장에 진입조차 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위에 소개해드린 케이스처럼, 일반 대중이 두루두루 좋아한다는 이유로 '평범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으로 새로 아이스크림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처음에는 시장이 작더라도 특정한 대상에 정확하게 어필하는 것이 좋은 전략입니다. 특정 그룹이 매력을 느낄만한 무언가를 제시할 수 있어야, 그것이 더 큰 그룹으로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도 생깁니다.
 
'모든 사람'을 타깃으로 삼는다는 전략은 결국 아무도 타깃으로 삼지 않는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래서는 그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애매한 결과를 가져오기 쉽습니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막상 무언가를 시작하면 꼭 우리를 유혹하는 '주류의 함정'... 그럴 때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생각하세요. '주류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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