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품

진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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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문경땅에 가난하지만 마음씨가 아주 착한 농부가 있었다.
그는 김장을 하려고 무우 배추밭에 갔는데 특별히 아주 큰 암소 뒷다리 만 한
무우를 발견하고 기뻐하며 이렇게 크고 귀한 것은 나라님께 바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무우를 짊어지고 문경새재를 넘어 3일을 걸어서 한양에 도착하여 궁전을 찾아갔다.
"어디서 온 누구인고?"
"예, 저는 경상도 문경에 사는 농부인데 크고 신기한 무우가 있기에 
임금님께 드리려고 가지고 왔습니다."
"참으로 기특한 백성이로구나! 너에게 좋은 선물을 주어야 하겠구나."하며
몇 칠전에 진상품으로 들어온 황소를 내어 주었다.

농부는 기쁜 마음으로 황소를 타고 고향에 돌아오니 마을 사람들은
착한 농부의 마음을 임금님이 알아주셨다고 모두가 즐거워 잔치를 벌였다.
그런데 단 한 사람 배가 몹시 아픈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욕심 많기로 유명한 부잣집 첨지였다.
겨우 무우 하나를 바쳤는데 황소를 받아 오다니... 
내가 황소를 진상품을 바치면 궁중에 있는 귀한 금은보화를 많이 내리실 것이야. 
이런 생각으로 이튼 날 제일 큰 황소를 몰고 한양으로 떠났다.

"임금님께 드릴 진상품으로 우리 집에서 제일 큰 황소를 가져왔습니다."
"그래 어디서 왔는고?"
"경상도 문경 땅에서 3일을 걸어서 왔습니다."
""문경 땅에는 착한 백성들이 많이 있구나. 너에게도 귀한 선물을 주어야겠다.
마침 몇 칠전에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고 좋은 귀한 진상품이 들어왔는데 이것을
가지고 가거라."하며 황소 뒷다리만 한 무우를 내어주는 것이었다.

선물이라는 것은 남의 마음을 기쁘게 하여주기 위해 그냥 주는 것이어야지
대가를 바라는 마음에서 주는 것은 선물이 아니라 이익을 보기위한 거래이다.
그런 이는 선물의 대가가 없거니 적으면 미움이 생겨 다툼이 일고 괴로운 것이다.

불가(佛家)에서는 남에게 베푸는 것을 보시(布施)라 하는데, 진정 아름다운 보시는
주는 마음이 깨끗해야 하고, 주는 물건이 깨끗해야 하고,
받는 마음도 깨끗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우리가 가끔 남에게 무엇을 베풀 때 그 마음 어느 한 구석에 대가를 바라는 이익에 
물들어 있지 않은가를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맹물/성담 유해천---


정율스님 / 얼마나 닦아야 거울 마음 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