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멈출 것인지를 아는 지혜

언제 멈출 것인지를 아는 지혜 & 20일(목) 저녁에 시흥중앙도서관 강연회가 있습니다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8월 19일 수요일
월간경제노트구독
치명적인 '사고'에 이를 때까지의 각 대상자의 삶을 살펴보면 오직 흠잡을 데 없는 성공의 기록만이 있을 뿐이었다. 각 대상자는 건강한 금용주의와 억제 그리고 왕성한 정력으로 힘들었던 어린 시절 또는 신체적인 핸디캡을 극복했다.
각 대상자는 가장 적응을 잘한 사람에 속했다. 각 대상자는 보통 이상의 따뜻한 인간관계를 누렸다.
 
그러나 아마도 각 대상자는 이들의 삶의 초기에 보다 평범한 위치에 기꺼이 만족했어야 했는지 모른다. 나는 연구대상자들 대부분에게서 성공한 것이 건강한 것으로 보이는 한 가지 이유는 이들이 언제 멈출지를 알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526쪽)
 
 
최근의 롯데가 분쟁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사실 롯데뿐만이 아니요. 많은 재벌가들이 비슷한 갈등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씁쓸한 상황이 빈번히 재연되는 원인은 그들이 '언제 멈출지'를 몰랐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욕'은 재계는 물론 정치 등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자주 사람을 늪에 빠뜨리곤 합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오래간만에 베일런트 교수의 책이 떠올랐습니다. 하버드대 졸업생들의 인생역정을 35년 동안 추적한 그는 책을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치명적인 '사고'에 이를 때까지의 각 대상자의 삶을 살펴보면 오직 흠잡을 데 없는 성공의 기록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아마도 각 대상자는 이들의 삶의 초기에 보다 평범한 위치에 기꺼이 만족했어야 했는지 모른다. 나는 연구대상자들 대부분에게서 성공한 것이 건강한 것으로 보이는 한 가지 이유는 이들이 언제 멈출지를 알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멈출 것인지를 아는 것, 그게 성숙한 사람이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지혜입니다.
 
*         *          *

몽테뉴가,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

몽테뉴가,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예병일 무료강연회_20일19시.시흥시 중앙도서관.어떤책을 왜 어떻게 읽나:경제노트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8월 17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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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테뉴에게 <수상록>이라는 대저가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현재는 몇 종류의 번역서가 출판되어 있으니 읽은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읽은 사람은 기억하고 있겠지만, 제2권에 '책에 대하여'라는 짧은 글이 있다.
그는 거기서 자신이 책을 읽는 이유는 멋진 죽음, 멋진 삶을 살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 구절은 교양서라는 것의 생명을, 또 그것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64쪽)
 
 
"사람들이 점점 더 책을 읽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동네서점도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우리 주위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경제노트의 40만 회원 여러분도 그런 분들이시지요.
 
왜 책을 읽으십니까? 어떤 책을 읽었고, 지금 읽고 계신지요. '나만의 독서방법'을 가지고 계십니까. 지금까지의 '독서여정'에서 수확한 지혜를 몇가지 들려준다면 무엇인지요... 이 질문에 대한 다른 분들의 생각, 특히 우리 경제노트 가족분들의 생각이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평소의 제 생각을 말씀드릴 수 있는 자리가 이번주 목요일에 마련되었습니다. 시흥시 중앙도서관의 초대로 8월20일(목) 저녁 7시부터  '어떤 책을 왜 어떻게 읽고, 무엇을 배웠나 : 경제노트 10년의 독서'라는 제목으로 갖는 강연회에서입니다.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시흥이나 안산 인천 부근에 계신분들은 시간 되시면 잠시 얼굴 보고 대화 나눌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날은 아래의 내용으로 말씀을 드릴까 하고 있습니다.
 
1.왜 책을 읽나? : 마음속 거문고('?&!')
2.어떤 책을 읽었나? : 나의 서가
3.어떻게 책을 읽나? : 독서법 & 독서노트 & 독서모임
4.독서라는 여정에서 지금까지 배운 3가지.
 
(무료 강연회 참가 신청하기)
강연제목: '어떤 책을 왜 어떻게 읽고, 무엇을 배웠나 : 경제노트 10년의 독서'
일시: 8월20일(목) 저녁 7시
주최 및 장소: 시흥시 중앙도서관.
 
 
(시흥시 중앙도서관 위치)
 
몽테뉴는 <수상록>에서 자신이 책을 읽는 이유를 멋진 죽음, 멋진 삶을 살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간결하지만 공감이 가는 표현입니다.
 
며칠전 조선일보 어수웅 기자의 컬럼에는 프랑스 작가 모파상이 말한 '독자의 요구 8가지'가 나왔더군요. ①위로해 달라 ②즐겁게 해 달라 ③슬프게 해 달라 ④감동시켜 달라 ⑤꿈꾸게 해 달라 ⑥ 전율시켜 달라 ⑦울게 해 달라 ⑧생각하게 해 달라.
이를 다른 말로 바꿔보면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①위로 ②즐거움 ③슬픔 ④감동 ⑤꿈꾸기 ⑥ 전율 ⑦울음 ⑧생각하기라는 8가지를 위해서라는 얘기가 되겠지요.
 
왜 책을 읽고 계신지요? 어떤 책을 어떤 방법으로 읽어왔고, 그동안 그 책들에서 배운, 그래서 자신을 충만하게 만들어준 생각들은 무엇이었나요?
이번 기회에 노트를 펼치고 한 번 나의 '독서 여정'의 '중간 결산'을 정리해보시면 어떨까요?
 
'예병일의 경제노트'를 2004년 1월부터 12년째 써오면서, 저도 책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책을 읽고 온/오프라인에서 생각을 나누면서, 멋진 삶을 살고 멋진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지혜를 책에서 배우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함께 보람차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위안화 쇼크'와 기준금리 동결(연1.5%)

'위안화 쇼크'와 기준금리 동결(연1.5%)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8월 13일 목요일
월간경제노트구독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1.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국내경제를 보면,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하였으나 메르스 사태의 충격 등으로 위축되었던 소비와 경제주체들의 심리는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고용 면에서는 고용률이 전년동월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취업자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실업률은 구직활동 증가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상승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확장적인 거시경제정책, 메르스 사태의 소멸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통화정책방향' 중에서(한국은행, 2015.8.13)
 
중국이 위안화를 사흘째 평가절하하는 '위안화 쇼크'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습니다.
 
한은은 13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1년간의 기준금리 상황을 정리해보면, 그동안 총 1% 포인트가 하락했지요. 작년 8월, 10월, 올해 3월, 6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떨어진 겁니다. 7월과 8월 연속, 두 달째 동결인 셈입니다.
 
당초에도 이번 달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아래의 이유들 때문이었지요.
- 미국의 금리 인상 임박(9월 또는 12월로 예상).
- 계속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
- 두달밖에 안된 6월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의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성.
 
하지만 그제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가 금융시장을 강타해 그것이 변수가 될 것인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일각에서 금리 인하로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금통위원 만장일치의 동결이었습니다. 위에 정리한 3가지 이유들을 중국변수가 바꾸지 못한 셈입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위안화 절하문제를 이렇게 정리했더군요.
"수출 경쟁력이나 자본유출 측면에서 영향을 나타내겠지만 이 영향은 상당히 복합적이다. 수출이나 자본흐름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앞으로 위안화 환율이 어떻게 진전되느냐 여부를 지켜보며 판단하겠다."
 
물론 미래의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경제 둔화와 그에 따른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둔화 때문입니다. '통화정책방향'에서도 이 문제를 이렇게 표현했더군요.
 
"앞으로 국내경제는 확장적인 거시경제정책, 메르스 사태의 소멸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아래의 '통화정책방향' 전문도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1.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를 보면, 미국에서는 회복세가 지속되고 유로지역에서도 개선 움직임이 이어졌다.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성장세는 계속 둔화되었다. 앞으로 세계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나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및 중국 위안화 절하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증대,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등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국내경제를 보면,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하였으나 메르스 사태의 충격 등으로 위축되었던 소비와 경제주체들의 심리는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고용 면에서는 고용률이 전년동월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취업자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실업률은 구직활동 증가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상승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확장적인 거시경제정책, 메르스 사태의 소멸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7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기요금 인하에도 불구하고 서비스가격의 오름폭 확대로 전월과 같은 0.7%를 나타내었으며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전월과 동일한 2.0%를 기록하였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저유가의 영향 등으로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택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오름세가 이어졌다.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기대, 중국 위안화 절하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은 큰 폭 상승하였다. 장기시장금리는 주요국 금리의 움직임 등을 반영하여 하락하였다.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안정기조가 유지되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계부채의 증가세,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및 일부 신흥시장국의 금융불안 등 해외 위험요인,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
 
 

 

기업성공, 브랜드보다 상품의 절대가치에 달려 있다

기업성공, 브랜드보다 상품의 절대가치에 달려 있다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8월 12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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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반응을 빠르게 추적하는 기업만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이는 단지 혁신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고품질의 상품을 제조하는 추격기업도 새로운 시대에 이득을 볼 수 있다. 이들이 고품질의 상품을 시장에 내놓으면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게 될 것이다.
반면 시장 선도자의 이점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소비자들이 품질을 평가할 수 있게 되면 경쟁 완화를 위한 시장 선도자의 이점은 사라지고 합법적인 카피 캣 전략이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이 활용될 것이다.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것은 더 많은 경쟁자가 존재한다는 의미이며 치열한 경쟁은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의미다. (255쪽)
 
 
"기업의 성공이 브랜드가 아니라 상품에 달려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타마르 시몬슨 스탠퍼드대 교수는 인터넷의 투명성이 마케팅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보다 쉽게 평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브랜드 자산, 고객충성도, 품질 평가에 대한 어려움, 상품 인지도 등 예측 가능한 요인들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상품에 문제가 있거나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할 경우 마케팅에서 브랜드나 고객충성도는 도움이 되지 않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겁니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더 좋은 결정을 내리게 되고 기업들은 상품에 대한 미래 경험을 평가하는 소비자들의 능력 대문에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것이다."
 
브랜드에 덜 '현혹'되는 소비자, 소비자의 의견을 수용해 상품의 '절대 가치'를 높여야 성공할 수 있는 기업...
인터넷이 바꾸고 있는 시장과 마케팅의 모습입니다. 
 

웃음을 뿌리는 마음

웃음을 뿌리는 마음


사람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얼굴에 나타나는 빛깔과 느낌입니다.

얼굴이
밝게 빛나고 웃음이 가득한 사람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얼굴이 어둡고 늘 찡그리는 사람은 쉽게 좌절합니다.

얼굴은
마음과 직결되며 마음이 어두우면 얼굴도 어둡습니다.
마음이 밝으면 얼굴도 밝습니다.
이는 행복하다는 증거입니다.

마음속에 꿈과
비전을 간직하면 행복에 익숙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웃음이 얼굴에 가득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편안함을 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건강에 유익합니다.

목 위에서부터
출발하여 얼굴에 나타나는 미소나 웃음은 예외입니다.
그것은 뿌리 없는 나무와 같습니다.

얼굴의 뿌리, 웃음의 뿌리는 마음입니다.


이야기 마을 옹달샘에서

소유를 줄이면 정말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

소유를 줄이면 정말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

법정스님은 자신이 쓴 책을 모두 절판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살아생전 실천한 무소유의 완성이다. 절판돼 지금은 구하기 힘든 법정 스님의 책을 아쉽게도 이사 다니던 중에 잃어버렸다. 책이라는 '물건'은 잃어버렸지만 법정 스님이 책 속에 소개한 한 가지 ‘가르침’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고 기억에 남는다. 책이 없어 정확한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대강 이런 내용이었다.

 법정 스님이 산속 작은 암자에 기거할 때였다. 아는 사람들이 하나둘 선물한 난이 여럿 됐다. 혼자 지내는 적적한 삶에 난은 법정 스님의 벗이었다. 무엇이든 돌볼 대상은 외로움을 달래준다. 어느 날 법정 스님이 다른 절로 수양을 하러 가야 할 일이 생겼다. 하루이틀이 아니라 꽤 긴 여정이었다. 가진 것이 없어 도둑 맞을 걱정을 하거나 문단속에 신경쓸 일도 없이 단출히 몸만 떠나면 되겠다 했는데 난이 걸렸다. 그대로 두면 생명이 죽게 된다. 그렇다고 깊은 산속에서 난 화분 여럿을 옮겨 아는 사람에게 맡기기도 만만치 않았다. 고민하던 법정 스님은 난조차 소유하는 것이 번뇌의 씨앗임을 깨달았다.

 법정 스님의 깨달음대로 소유하는 게 많아질수록 번뇌도 늘어나건만 사람들은 반대로 생각한다. 소유하는 게 없어 걱정이 많고 다툼이 생긴다는 것이다. 돈이 없어 살아가는 게 걱정이고 돈이 없어 형제끼리, 친구끼리 다투고 돈이 없어 무시당해 마음에 상처가 생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소유하는 게 적어서, 돈이 없어서 문제일까. 돌아보면 반드시 그렇지 않다. 예수는 성경에서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며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다"고 가르쳤다.

 오늘 당장 잠잘 곳도 없는데 내일 잠잘 곳까지 미리 걱정해봤자 뭐하냐는 것이다. 돈이 없어 불행하다고 하지만 사실은 내일 필요한 돈에 대한 걱정, 돈으로 얻게 되는 각종 소유물에 대한 욕심, 다른 사람이 가진 돈에 대한 질투가 돈과 관련된 번뇌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돈이 없어 문제가 아니라 소유에 대한 욕망이 더 큰 문제다. 그날 하루 동안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열심히 살아간다면 시리아나 예멘처럼 내전이 벌어져 테러리스트들에게 언제 살해당할지 모르는 환경이 아니라면 대부분 먹고 사는데 문제는 없다.

소유를 줄이면 정말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
1. 소유를 줄이면 편안하다=미국의 단순성연구소(Simplicity Institute)가 스스로 소유물이 적다고 생각하는 전세계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7%가 소유물이 많을 때보다 적을 때 더 행복하다고 답했다. 여기서 말하는 소유물은 돈이 아니라 가구, 옷, 신발, 식기류, 전자기기 등 물건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이 이런 소유물을 늘리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원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유물에 대한 욕심을 줄이면 돈에 대한 욕망까지 줄어 마음이 더 편안해진다. 많이 소유할수록 소유한 것이 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이 깊어져 걱정이 쌓인다.

2.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세상이 돈을 포함한 소유를 늘리는데 가치를 두다보니 대다수 사람은 정작 중요한 것은 잊고 돈을 많이 벌어 멋진 물건과 생활을 소유하는데 정신을 쏟는다. 돈을 좇아다니는 인생을 산다는 뜻이다. 무소유의 마음을 갖게 되면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사랑하는 사람, 세상에 기여하는 길 등 중요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소유에 대한 관심을 끊고 자신이 진정으로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온마음을 쏟을 때 오히려 돈이 달라붙는 경우가 많지만 대다수 사람은 돈의 뒤꽁무니만 헛되이 쫓아다닌다.

3. 비교로부터 자유로워진다=소유에 집착하지 않으면 세상의 비교게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누구는 어디에 살고 누구는 무슨 브랜드의 옷을 입고 누구는 고급 헬스클럽에 다녀 날씬하고 누구는 무슨 자동차를 몰고…. 돈으로 빚어지는 온갖 격차에 대한 비교는 소유에 대한 욕망을 낳는다.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을 줄이면 다른 사람과 비교도 덜하게 된다. 비교하지 않으면 다시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 줄어든다.

예수가 사랑했던 제자 요한은 성경에서 "이 세상이나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며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라고 지적했다. 내 몸의 편함과 즐거움을 추구하고 눈으로 보기에 좋은 것을 갈망하며 세상에 자랑할 것을 욕망하는 것이 모두 더 갖고자 하는 욕심과 다른 사람의 비교에서 생긴다. 이 2가지에서만 벗어나도 우리의 정신은 더 위대한 일을 하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부장

'새의 눈'과 '발의 눈'을 번갈아 사용하는 독서

'새의 눈'과 '발의 눈'을 번갈아 사용하는 독서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8월 10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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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어떤 일이나 사회, 세계를 보는 시점은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전지의 시선으로 세계를 위에서 내려다보듯 조망하는 '새의 눈'이고, 또 하나는 편재하는 눈으로 세계 안으로 들어가서 보는 '발의 눈'입니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이처럼 전지한 '새의 눈'이 조감하는 묘사와 주인공 등이 한 지점에 한정적으로 머물며 관찰하는 '발의 눈'에 의한 묘사로 성립됩니다. 독서할 때도 이것을 번갈아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238쪽)
 
 
오래전 경제노트에서 '헬리콥터 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2007년 3월15일자 경제노트 '헬리콥터 뷰와 리더의 시각'이니, 8년 전의 경제노트였네요.
 
리더는 너무 높은 위치에서 보아서도 안되고, 너무 낮은 위치에서 보아서도 안된다, 헬리콥터와 비슷한 위치에서 보아야 지형과 현장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경영자는 때로는 항공기의 높이에서 큰 그림을 보아야하고, 때로는 땅으로 내려와 흙을 만져보아야겠지만, 항상 '헬리콥터 뷰'로 돌아가려는 마인드를 잊지 말아야 하지요.
 
그런데 일본의 유명한 독서가인 마쓰오카 세이고가 독서에서 비슷한 말을 했더군요. 
전지의 시선으로 세계를 위에서 내려다보듯 조망하는 '새의 눈'이 있고, 편재하는 눈으로 세계 안으로 들어가서 보는 '발의 눈'이 있는데, 독서를 할 때 이 시각을 번갈아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야 그 책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이겠지요.
 
'새의 눈'과 '발의 눈'을 번갈아 사용하는 독서... 기억해두실만한 표현입니다.
 

소유한 것은 좋아하지 못하고, 소유하지 못한 것을 열망하는가

소유한 것은 좋아하지 못하고, 소유하지 못한 것을 열망하는가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8월 6일 목요일
월간경제노트구독
욕망의 논리는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결핍의 논리죠... 욕망은 일단 충족되면 사라지고 쾌락도 더는 존속지 않아요. 이를테면 우리는 욕망을 늘 채워지지 않은 상태, 불만족의 상태에서만 느끼죠. 욕망은 충족되면 사라지고 그 충족에서 기대됐던 쾌락도 함께 사라집니다.
돈 후안은 늘 여자들을 유혹하고 '소비한' 뒤에 버립니다. 헤겔은 만족이 늘 불만족으로 변하는 이 '변증법'을 기술했지요. 돈 후안은 자신이 자유롭고 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욕망의 '대상들'에게 의존해 있어요. 그는 자기가 대단한 압제자인 줄 알지만 사실은 마약중독자처럼 사무치는 결핍에 끊임없이 짓눌려 있습니다. (282쪽)
 
 
휴가철이 절정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무더위에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더위를 잊으려고 철학책을 한 권 집어들었습니다. 프랑스의 현대철학자 뤽 페리가 쇼펜하우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런 말을 했더군요.
"욕망의 논리는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결핍의 논리다."
욕망은 충족되면 사라지고, 동시에 기대됐던 쾌락도 함께 사라집니다. 그러니 우리는 욕망을 늘 채워지지 않은 상태, 불만족의 상태, 즉 결핍의 상태에서만 느낀다는 얘깁니다.
 
뤽 페리는 또 우리가 일단 이 소비의 역학에 한번 빠지면, 이미 소유한 것은 좋아하지 못하고 아직 소유하지 못한 것을 열망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게다가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에너지, 요령, 계책을 쏟아붓게 되기 때문에, 늘 남들과 경쟁하면서 실패, 굴욕, 갈취를 경험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욕망에 중독될수록 우리는 과거에 대한 미련이나 미래에 대한 소망을 탐닉하는데, 사실 과거는 이제 존재하지 않고 미래는 아직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런 우리의 모습은 결국 실질적으로 지금 존재하는 것을 사랑하는 것에 방해가 될 뿐이라고 강조합니다.
 
이번 휴가철에 내가 혹시 지금 '욕망의 논리'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이미 소유한 것은 좋아하지 못하고 아직 소유하지 못한 것을 열망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
 
 

'데이터의 시대'와 미디어

'데이터의 시대'와 미디어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8월 5일 수요일
월간경제노트구독
* 한국기자협회보 이번호에 실린 제 칼럼 <'데이터의 시대'와 미디어>입니다.
 
 
<'데이터의 시대'와 미디어>
(예병일)
 
‘데이터의 시대’다. 
데이터를 통해 고객이 ‘말’을 한다. 고객은 행동 데이터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그 데이터는 고객 자신도 모르는 그의 본심을 우리에게 말해주기도 한다. 
 
데이터가 ‘결정’도 한다. ‘무얼 읽을지 고민되면 우리가 골라 줄께’라며 아마존이 책을 추천해주기 시작한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검색어 분석으로 구글이 보건당국보다 더 빨리 독감 발생 지역을 예상해준다. 이제는 교통정보 데이터가 무인자동차를 운전하기까지 한다. 
 
‘데이터의 시대’는 미디어에게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데이터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미디어 운용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데이터를 통해 독자와 시청자가 하고 있는 말에 귀 기울이고, 데이터로 많은 사항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 변화의 모습을 우리는 워싱턴포스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판매부수 급감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던 신문사에서 대표적인 ‘혁신 미디어’로 변신에 성공한 미국의 ‘전통 유력지’ 워싱턴포스트. 아마존의 최고경영자 제프 베조스가 인수한 게 2013년 8월이었으니, 정확히 2년 만에 워싱턴포스트는 ‘디지털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언론계의 혁신 아이콘이 된 워싱턴포스트는 물론 이 ‘데이터 시대’에도 잘 대응하고 있다. 스티브 힐스 워싱턴포스트 사장은 지난달 조선일보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자사의 혁신전략을 ‘최고의 저널리즘’과 ‘최고의 기술’ 두 가지로 요약했다. 물론 현 단계에서 방점은 ‘최고의 기술’에 찍혀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워싱턴포스트는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팀을 설치했다.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다수의 데이터 전문가들이 고객이 왜 이 기사를 읽었는지 분석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가지고 소비자가 원하는 기사를 예측해 제공한다. 정교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특정 기사를 읽은 고객이 그 후에는 어떤 기사를 찾을지 추천해준다. 물론 광고도 정교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적절한 기사와 매칭시킨다. 
 
실제로 베조스와 힐스의 주도하에 워싱턴포스트는 이제 단순한 신문사가 아닌 ‘기술 회사(technology company)’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로운 웹과 앱을 계속 실험하고 내놓으면서 홈페이지 순 방문자 수가 크게 늘어났고, 자체 개발한 미디어 관련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기도 한다.
 
‘기술 회사답게’ 회사 내부에서 ‘독자(reader)’라는 말 대신, ‘고객(customer)’이나 ‘소비자(consumer)’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과거의 독자들과 달리 이제 소비자들은 텍스트 기사는 물론 사진과 동영상을 보고 댓글로 참여하며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힐스 사장은 콘텐츠에 관한 ‘고객 경험’을 가장 중시한다고 말했다. 데스크톱 PC에서 스마트폰, 태블릿까지, 킨들에서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워치’까지, 워싱턴포스트는 출시된 대부분의 디지털 기기에 맞는 앱과 웹페이지를 만들고 해당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 경험)로 콘텐츠를 가공해 제공하려 노력한다. 그 시도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것이 바로 ‘데이터’이다. 
 
데이터의 시대다. 소비자가 데이터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신문사든, 방송사든, 고객이 데이터로 속삭이고 있는 말을 ‘경청’할 수 있는 조직만이, 데이터로 많은 사항을 ‘결정’할 수 있는 조직만이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시대다.

사생활을 잃음으로써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사생활을 잃음으로써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5년 8월 3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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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마이닝(채굴)'한다는 비유를 흔히 쓰지만, 데이터는 석탄처럼 자연적으로 생겨나는 자원이 아니다. 데이터는 사람으로부터 생성되고 그 사람은 바로 우리다. 기업과 정부는 우리 사생활의 잡다한 조각을 모아 그들이 다룰 수 있는 하나의 모습으로 다시 맞추려 노력한다.
우리가 사생활을 잃을수록 그들의 효율은 더 높아진다. 사생활에 관한 논의에서 기본으로 드는 의문은, 사생활을 잃음으로써 과연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거래의 문제다. (303쪽)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을 누른 데이터만 가지고도 전문가들이 알아낼 수 있는 개인정보는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2012년 영국의 한 연구 팀은 다른 정보 없이 단지 '좋아요' 관련 데이터만으로 그 사람이 백인인지 흑인인지를 95%의 정확도로 알아낼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남성인지 여성인지는 93%, 동성애자 남성인지 이성애자 남성인지는 88%, 민주당 지지자인지 공화당 지지자인지는 85%, 만21세 전에 부모가 이혼한 사람인지는 60%의 정확도로 알아낼 수 있다고 했지요.
 
그런데 돌아보면 우리는 저자의 표현대로,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추적할 수 있는 엄청난 정보들을 빵부스러기처럼 흘리고 다닙니다. 예컨대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순간, 사진에 붙어 있는 Exif 파일을 통해 내가 언제 어디를 방문했는지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게됩니다. Exif 파일에는 사진을 찍은 시간, 셔터 스피드, 그리고 대개 사진을 찍은 위도와 경도 등이 암호화되어 기록되니까요. 물론 페이스북만은 아닙니다. 애플이나 구글, 삼성, 나이키 등 많은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우리의 개인 정보 데이터가 흘러 나갑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서비스, 스마트폰 등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시대. 하지만 동시에 이런 서비스 이용과 자신의 프라이버시 보호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 현명하게 결정하며 살아가야하는 시대이기도 합니다.